예금금리 4.5%에서 최대 6%까지 인상하는 저축은행들.. 무슨일이?

저축은행 수신 금리 반등과 복합적 거시 환경

이와 같은 저축은행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현금 확보 전략은 미시적 차원의 단순한 수신 마케팅 활동을 넘어서는 현상이다. 이는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두 가지 핵심적인 축에 의해 추동되고 있다.

첫째는 금융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및 성장주 투자 체질 개선 정책에 따른 자본 시장으로의 급격한 자금 이탈(머니무브) 압박이다.

둘째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전방위적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출된 저축은행 업권의 지급 능력 저하 및 규제 비율 준수 부담이다.

거시정책적 요인: 코스닥 활성화와 자금 시장의 머니무브

저축은행이 고금리를 감수하며 예수금 확보에 매달리는 첫 번째 주요 배경은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과 이로 인해 심화된 ‘머니무브(Money Move)’ 현상이다. 금융위원회는 코스닥 시장을 성장주 투자의 핵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상장 체질 개선 및 제도적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개인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강력히 자극하는 계기가 되었다. 정부 주도의 성장주 육성 대책은 시중의 부동자금을 은행권의 안전자산에서 주식 및 가상자산 등 고수익 자본시장으로 빠르게 유도하는 통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방향성은 저축은행의 유동성 기반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 저축은행은 은행채 발행을 비롯한 시장성 자금 조달 수단이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있어, 전체 자금 조달의 거의 전액을 정기 예·적금 등 고객 수신에만 의존하는 기형적인 조달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 시장의 매력도 상승으로 인해 저축은행에 예치되어 있던 만기 도래 예금 및 중도 해지 자금이 증권시장으로 이탈하는 속도가 빨라졌으며, 그 결과 저축은행 업권 전체의 수신 잔액은 과거 100조 원 대에서 97조 원 대까지 급격히 붕괴되었다.   

시장 지표 및 조달 여건 비교시중은행 (4대 은행 평균)저축은행 (79개사 평균)거시적 격차 및 영향
정기예금 금리 수준연 2.90% 안팎 연 3.79% (최고 4.5%~6.0%대) 최대 0.9%p 이상의 금리 격차 발생
자금 조달 경로은행채 발행, 예수금 등 다각화 정기 예·적금 등 수신에 절대적 의존 수신 이탈 시 유동성 방어 수단 부재
자금 유출 압력완만한 머니무브 대응 가능증시 활황 및 코스닥 육성책에 직격탄 예금 이탈 방지를 위한 과도한 비용 유발

이처럼 자본시장 활성화라는 국가적 정책 기조 속에서 저축은행들은 빠져나가는 고객 자금의 속도를 늦추고 최소한의 수신 방어선을 구축하기 위해 연 4.5%에서 6%대에 이르는 초고금리 상품을 출시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시중은행과의 예금 금리 격차를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하여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추구하는 보수적 예금자 및 고령층이라도 가두어 두려는 유동성 사수 전략의 일환이다.   

미시·거시적 건전성 제약: 부동산 PF 구조조정과 유동성 고갈

현금 확보의 두 번째 결정적 동인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이에 수반된 저축은행 지급 능력의 실질적 약화다. 지난 수년간 지속된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저축은행들은 고수익을 올리기 위해 브릿지론과 중순위 대출 등 고위험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를 급격히 확대했다. 그러나 고금리 장기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부동산 경기가 차갑게 식으면서, 미분양 증가와 사업 지연으로 인한 연체율 상승 압력이 저축은행의 재무제표를 잠식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부실 사업장을 경·공매로 정리하거나 재구조화하는 강력한 구조조정 조치를 단행했다. 저축은행 업권은 자체적인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하고 부실 채권을 상각하거나 자산관리회사(NPL)에 매각 처분하는 방식으로 건전성 지표 개선에 나섰다. 그 결과, 장부상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는 일시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장부상의 지표 개선은 저축은행들의 실질적인 현금 유입을 보장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극심한 유동성 유출을 초래했다. 부실 채권을 할인 매각하거나 손실 처리하는 과정에서 장부상의 부실은 털어낼 수 있었으나, 실제로 유입되는 현금 흐름은 극히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신규 대출을 전면 통제하는 보수적 여신 운용으로 인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통한 유동성 재창출 능력마저 마비되었다.   

저축은행 건전성 및 지급 능력 지표 추이직전 연도 말최근 결산 기준거시경제적 함의 및 원인
평균 연체율7.83% 5.46% 2.37%p 하락 (NPL 상각 및 보수적 여신 관리)
고정이하여신비율10.11% 7.97% 2.14%p 하락 (부실채권 매각 처분 효과)
평균 유동성 비율217.14% 157.91% 59.23%p 급락 (부실 정리 과정에서의 유동성 버퍼 소모)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평균 유동성 비율이 157.91% 수준으로 급락함에 따라, 향후 도래할 수 있는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나 돌발적인 신용 이벤트에 대응하기 위한 안정적인 유동자금 확보가 저축은행 업권의 생존 과제로 부각되었다. 여기에 2027년부터 시행될 ‘부동산 PF 제도개선방안’에 따라 PF 사업비 대비 시행사의 자기자본비율 규제가 5%에서 향후 4년간 단계적으로 20%까지 상향 조정될 예정이어서, 부동산 개발 사업 관련 금융을 취급하는 저축은행들은 선제적으로 유동성 비율을 제고해야 하는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다.   

제도적 환경과 당국 규제: Tier별 규제와 대출 제약의 딜레마

저축은행의 현금 확보 행보는 금융위원회의 제도적 규제 가이드라인과 감독 체계의 고도화 흐름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당국은 저축은행의 총자산 규모와 건전성 관리 역량을 고려하여 전국 79개 저축은행을 3단계 Tier 체계로 분류하고 이에 부합하는 규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자산 5조 원 이상의 대형 저축은행(Tier 1)에 대해서는 시중은행 수준의 엄격한 자본 규제와 BIS 자기자본비율 고도화 규정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동시에 자산 1조 원 이상의 저축은행들에 대해서는 건전성 상실을 방지하기 위해 BIS 자기자본비율 권고치를 11.0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자산 건전성이 악화되어 BIS 비율이 당국의 권고 수준이나 규제 하한선에 미달할 경우,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권고 등)의 대상이 되거나 예금보험공사의 단독 조사를 받게 되어 시장에서 즉각적인 퇴출 압박을 받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축은행들은 심각한 정책적·영업적 딜레마에 봉착해 있다. 정부는 비수도권으로의 자금 흐름을 유도하기 위해 예대율 산정 체계를 개편하여 수도권 대출 가중치는 105%로 높이고 비수도권 대출 가중치는 95%로 완화하는 등 유인책을 마련하였다. 또한 중금리대출 공급액의 80%를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제외해 주는 인센티브 조치를 시행 중이다. 그러나 제2금융권 전체에 강력하게 걸려 있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50% 규제 한도로 인해 실제 대출 자산을 대폭 확대하여 수익성을 개선하기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저축은행의 자산-부채 관리(ALM) 악순환 경로]
증시 활황/코스닥 육성책 -> 안전예금 이탈(수신 잔액 감소) -> 규제 준수를 위한 고금리(4.5%~6%) 예수금 강제 유치 -> 조달 비용 급증 -> DSR 50% 및 총량 규제로 고수익 대출 운용 제한 -> 예대마진 축소 및 적자 지속

즉, 대출을 늘려 예금 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 비용 증가를 만회할 길이 막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수금 만기 이탈 시 유동성 비율(민간 지도 기준 100% 이상)과 BIS 자기자본비율을 방어해야 하므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연 4.5%~6% 대의 초고금리를 제시하여 현금을 끌어모을 수밖에 없는 제약 조건에 놓여 있다.   

거시금융 시스템적 한계와 양극화의 심화

저축은행들이 전개하는 현금 확보 전략은 금융 시스템 전체의 거시경제적 안정성 관점에서 상당한 부작용과 위험 요인을 내포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지점은 조달 비용 상승에 따른 예대마진 축소와 이로 인한 자본 확충 능력의 장기적 훼손이다. 고금리 수신은 일시적인 유동성 수치를 방어하는 데 기여하지만,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을 급감시켜 내부 유보를 통한 자기자본 축적 기회를 박탈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예상치 못한 대출 부실 발생 시 저축은행의 자체적인 손실흡수력을 떨어뜨려 시스템적 취약성을 키우게 된다.   

특히, 이러한 유동성 압박과 건전성 리스크는 업권 내의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 자금 동원 능력이 뛰어난 대형 금융지주계 저축은행들은 모회사의 자금 지원(유상증자 등)을 바탕으로 건전성 비율을 선제적으로 방어하며 시장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상위 20개 저축은행의 합산 순이익인 2,600억 원 중 약 80% 이상이 OK저축은행(1,688억 원)과 SBI저축은행(1,131억 원) 단 두 곳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쏠림 현상을 단적으로 방증한다.   

반면, 독자적인 유상증자가 어렵고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방 소형 저축은행들은 자금 유출을 방어할 수단이 극히 제한적이다. 이들이 대형사들과의 금리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무리하게 수신 금리를 연 6%대까지 끌어올릴 경우, 이자 비용 감당 능력을 상실하여 급격한 자본 잠식과 적기시정조치 부과로 이어지게 된다. 이는 궁극적으로 지방 중소형 저축은행들의 연쇄 부실화와 인수합병(M&A) 시장으로의 매물 출회를 가속화하여 지역 서민금융 공급망에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   

정책적 방향성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판단할 때, 최근 금융권에서 저축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연 4.5%~6%대까지 인상하며 현금을 확보하려는 행위는 정부의 코스닥 시장 육성책에 따른 머니무브 압박과 부동산 PF 구조조정 국면에서 소모된 유동성 버퍼를 복원하기 위한 불가피한 자위적 ALM(자산·부채 관리) 전략이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예금 인출 사태 예방과 규제 비율 준수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방어선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자산 운용 측면의 DSR 규제 완화나 유의미한 대출 성장 경로가 부재한 상황에서 지속되는 고금리 조달은 저축은행들의 수익성을 구조적으로 고사시키며, 업권 내 양극화를 고착화시키는 한계를 지닌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코스닥 활성화 등 거시 자본시장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제2금융권의 수신 이탈이 초래할 시스템 리스크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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