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이웃 나라 일본에서 가상자산 시장의 지형도를 완전히 바꿀 만한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힘차게 불어오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26년 7월 10일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의 공식 발표를 시작으로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인 ETF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7월 15일에는 가상자산을 단순한 결제 수단이 아닌 제도권 안의 정식 금융상품으로 규정하는 금융상품거래법 개정안을 의회에서 최종 통과시키는 획기적인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그동안 일본에서는 가상자산 거래로 돈을 벌면 최대 55%에 달하는 엄청난 고율의 종합과세 세금을 물어야 해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무척 컸습니다.
하지만 이번 법 개정을 통해 가상자산과 관련 ETF로 거둔 수익에 대해 주식이나 일반 펀드와 동일하게 약 20% 수준의 분리과세 세율을 적용하기로 합의하면서 투자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추었습니다. 상장지수펀드는 원래 거래가 완료되기까지 며칠씩 걸리는 일반 펀드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즉시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혁신적인 금융 상품입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정식으로 상장되면 개인이나 기관 투자자들은 복잡한 코인 거래소 지갑을 만들지 않고도 기존 증권 계좌를 통해 안전하게 비트코인을 사고팔 수 있게 됩니다.
편의점 결제부터 신용카드까지 실생활로 들어온 코인
일본 정부가 법을 고쳐가며 가상자산 판을 키우는 근본적인 이유는 블록체인과 인공지능 기술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차세대 분산형 인터넷인 웹3 생태계의 패권을 선점하기 위해서입니다.

대형 빅테크 기업들이 모든 데이터를 독점하던 과거의 인터넷 환경과 달리, 개인들이 데이터 소유권을 나누어 가지는 웹3 세상이 열리면 가상자산은 그 안에서 핵심적인 화폐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실제로 일본인들의 일상생활 속에는 이미 가상자산이 매우 깊숙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엔화 가치와 연동되어 항상 일정한 가격을 유지하는 스테이블코인인 제이피와이씨(JPYC)의 모바일 지갑 이용자는 이미 115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심지어 일본의 대표적인 대형 편의점 브랜드인 로손은 다음 달부터 매장에서 이 엔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전격 시범 도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비싼 신용카드 수수료보다 코인 결제 수수료가 압도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마진을 남기기에 훨씬 유리합니다. 금융 대기업인 SBI홀딩스 역시 글로벌 신용카드사인 비사와 손잡고 카드 사용 포인트를 비트코인이나 리플 같은 가상자산으로 직접 적립해 주는 혁신적인 신용카드 상품을 선보이며 가상자산 대중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걸음마 단계에 멈춘 한국과 금융권의 숨 막히는 길목 지키기
이처럼 무서운 속도로 디지털 금융 영토를 선점해 나가는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의 가상자산 제도화 움직임은 여전히 복잡한 법적 그물망에 걸려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을 발행하고 유통하는 명확한 기준을 세우기 위한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권한을 금융 안정성을 지닌 기존 시중은행에 줄 것인지, 혹은 정보통신 기술력을 갖춘 혁신적인 핀테크 기업에 줄 것인지를 두고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행 자본시장법상 가상자산은 적법한 기초자산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국내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하거나 거래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정부가 뒤늦게 관련 법 개정을 하반기에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예고했지만 실제 일반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ETF를 국내 증권 계좌로 구매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제도 정비보다 훨씬 발 빠르게 움직이는 국내 대형 금융지주사들의 행보는 대단히 눈여겨볼 만합니다. 하나금융지주는 국내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의 4대 주주 지분을 전격 확보하며 길목을 선점했고, 미래에셋그룹 역시 코빗 거래소의 지배력을 인수하며 다가올 온체인 금융 전쟁을 대비해 튼튼한 성벽을 쌓아 올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좁은 규제의 틀에 갇혀 주저하기보다는 글로벌 금융 시장의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를 예리하게 직시하고 관련 인프라와 세제 정비를 획기적으로 서둘러야만 디지털 금융 영토 전쟁에서 지분을 온전히 지켜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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