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만 해도 시장의 관심은 완전히 코스닥에 가 있었다.
코스닥이 하루 만에 6.97%나 오르면서 매수 사이드카까지 발동됐으니 당연했다.
그래서 오늘도 코스닥이 계속 달리는 장이 나오려나 싶었는데, 실제 시장은 조금 달랐다.
오늘의 주인공은 다시 삼성전자와 대형 반도체였다.
아침에는 미국 증시 약세와 중동 불확실성 때문에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코스피가 -0.95%로 출발했고 코스닥도 약세였다.
그런데 장중 발표된 수출 데이터를 보고 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결국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이틀 연속 상승으로 마감했다.
8월 11일 한국증시 마감

코스피는 전일보다 45.87포인트 오른 6,345.53, +0.73%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3.37포인트 오른 857.84, +0.39%로 끝났다.
코스피는 장 초반 6,240.06까지 밀리면서 -0.95%로 출발했는데 결국 상승 전환했다.
코스닥도 한때 -1.64%까지 내려갔다가 장중에는 +2.42%까지 오르는 등 상당한 변동성을 보여줬다.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일보다 2.4원 떨어진 1,416.0원을 기록했다.
산업부 일일산업동향 기준으로도 1,415.90원으로 집계돼 환율 역시 전날보다 소폭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오늘은 외국인이 다시 돌아왔다
어제는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1조원이 넘는 물량을 던졌는데 오늘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코스피에서
외국인 +450억원
기관 +305억원
개인 -710억원
으로 집계됐다.
금액 자체는 크지 않다.
오히려 평소보다 매매 규모가 상당히 줄어든 날이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외국인이 최근 이어오던 매도를 멈추고 다시 순매수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특히 코스피200 선물에서는 외국인이 4,765억원, 기관이 1,233억원을 순매수했다.
현물보다 선물에서 외국인의 매수 규모가 훨씬 컸다는 점은 조금 눈여겨볼 만하다.
오늘 시장을 살린 건 8월 수출이었다
오늘 장에서 가장 중요한 뉴스는 이것 같다.
8월 1일부터 10일까지 한국 수출액이 213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45.3% 증가했다.
8월 초순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다.
그런데 여기서 더 눈에 들어오는 건 역시 반도체다.
반도체 수출은 약 100억달러.
전년 대비 155% 증가했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늘었다.
최근 계속 나오던 이야기가 있었다.
“메모리 가격이 이제 정점을 찍은 것 아니야?”
“반도체 사이클 끝나는 거 아니야?”
이런 우려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계속 흔들렸는데 오늘 수출 데이터가 그 우려를 어느 정도 눌러준 셈이다.
적어도 지금 나오는 숫자만 보면 반도체 수출 자체는 여전히 상당히 강하다.
삼성전자 +4.13%, SK하이닉스도 반등
수출 데이터가 나오면서 장 초반 약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분위기가 바뀌었다.
삼성전자는 +4.13%.
SK하이닉스는 +0.35%.
특히 삼성전자가 오랜만에 코스피를 제대로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는 장 초반 한때 3% 정도 떨어졌는데 결국 플러스로 마감했다.
최근 두 종목의 움직임을 보면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보다 상대적으로 강한 날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이 부분도 앞으로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코스피는 반도체만 오른 게 아니다
오늘 강했던 업종을 보면 제약이 +3.02%, IT서비스가 +2.73%, 보험이 +2.47% 상승했다.
최근 계속 얘기했던 것처럼 시장의 돈이 반도체 하나에만 몰리는 모습은 아니다.
반대로 운송장비·부품은 -3.37%, 금속은 -2.67%, 음식료·담배는 -2.41% 떨어졌다.
종목별로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55% 상승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3.54%, 현대차는 -1.23%, 삼성전기는 -0.94%, SK스퀘어는 -0.42%를 기록했다.
그러니까 오늘도 시장 전체가 같이 오른 것은 아니다.
반도체와 제약·바이오 쪽으로 돈이 들어오고 최근 강했던 일부 종목에서는 차익실현이 나온 장에 가까웠다.
어제 폭등했던 코스닥은 쉬어갔다

오늘 코스닥은 +0.39%.
어제 +6.97%와 비교하면 거의 움직이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게 오히려 정상적인 흐름일 수도 있다.
어제 하루 만에 워낙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코스닥 수급을 보면
개인 +4,351억원
외국인 -3,600억원
기관 -966억원
이었다.
어제 외국인과 기관이 코스닥을 강하게 사들였는데 오늘은 바로 차익실현으로 돌아섰다.
이 부분은 꽤 중요하다.
어제 내가 “외국인과 기관이 코스닥을 계속 사느냐를 봐야 한다”고 했는데 오늘은 일단 그 흐름이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니까 지금 단계에서
“외국인 자금이 완전히 코스닥으로 이동했다.”
라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알테오젠 -5.89%, 2차전지도 쉬었다
어제 급등했던 종목에서는 차익실현이 강하게 나왔다.
알테오젠은 -5.89%.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도 3~4%대 하락했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코스닥 상승을 이끌던 종목들이다.
반대로 오늘 강했던 건 반도체 소부장이었다.
주성엔지니어링 +12%대
원익IPS +6%대
제주반도체 +3%대
상승했다.
이걸 보면 오늘 시장의 방향은 꽤 명확하다.
어제 바이오·2차전지에서 오늘은 다시 반도체 쪽으로 자금이 이동했다.
돈이 시장 밖으로 빠져나간 게 아니라 업종 사이를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시장을 움직인 핵심 뉴스 5개
첫 번째는 8월 초 수출 역대 최대 기록이다.
8월 1~10일 수출이 전년 대비 45.3% 증가한 213억달러를 기록하면서 경기와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두 번째는 반도체 수출 155% 급증이다.
최근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이 계속됐는데 실제 수출 데이터가 상당히 강하게 나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등했다.
세 번째는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 전환이다.
순매수 규모 자체는 작았지만 최근 대규모 매도를 이어왔던 외국인이 현물과 선물에서 다시 매수 우위를 보였다는 점은 긍정적이었다.
네 번째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 난항과 호르무즈 해협 불확실성이다.
이 문제 때문에 아침에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약세로 출발했고 장중에도 지수 상승폭을 제한했다.
다섯 번째는 코스닥 내 빠른 순환매다.
어제 크게 올랐던 바이오와 2차전지에서는 차익실현이 나왔지만 반도체 소부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코스닥은 결국 플러스로 마감했다.
변동성 지수도 내려오고 있다
오늘 하나 더 눈에 들어오는 게 있다.
한국형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VKOSPI가 약 11% 하락해 61선까지 내려왔다.
전날에도 7.99% 하락했다.
최근 한국증시 변동성이 워낙 심했기 때문에 아직 61이라는 숫자가 낮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변동성이 이틀 연속 빠르게 내려오고 있다는 건 시장의 공포가 조금씩 진정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내일 8월 12일 가장 먼저 볼 것은?
첫 번째는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오늘 반도체 수출 호조로 반등했는데 이게 하루짜리 반등인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오늘 삼성전자가 +4.13%나 오른 만큼 내일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계속 사는지가 중요하다.
두 번째는 코스닥이다.
어제 +6.97%, 오늘 +0.39%.
개인적으로는 이런 흐름이 나쁘지 않다고 본다.
급등 다음 날 바로 또 폭등하는 것보다 차익실현을 받아내면서 지수를 지키는 편이 오히려 건강하다.
다만 외국인과 기관이 오늘 동시에 코스닥을 팔았기 때문에 내일도 순매도가 이어지는지는 확인해야 한다.
세 번째는 원·달러 환율 1,410원대 유지 여부다.
오늘 1,416원까지 내려왔다.
환율이 이 정도 수준에서 안정되고 외국인까지 국내주식 매수로 돌아온다면 수급 환경은 상당히 좋아질 수 있다.
마지막은 중동이다.
미국과 이란 협상과 호르무즈 해협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오늘도 이 문제가 지수 상단을 막았기 때문에 관련 뉴스 하나에 국제유가와 증시가 크게 움직일 가능성은 계속 열어둬야 한다.
오늘 장을 보면서 드는 생각
오늘 시장은 어제와 정반대였다.
어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별로인데 코스닥이 폭등한다.”
였다면,
오늘은 다시 대형 반도체가 살아났다.
그런데 중요한 건 돈이 다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만 몰린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제약도 올랐고 IT서비스도 올랐고 반도체 소부장도 강했다.
요즘 시장을 보면 정말 하루하루 주도주가 바뀐다.
반도체에서 코스닥으로.
코스닥 바이오에서 다시 반도체 소부장으로.
그리고 다시 삼성전자까지.
이런 장에서는 단순히
“오늘 코스피가 올랐다.”
보다 어제 돈이 있던 곳과 오늘 돈이 들어간 곳을 비교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
그리고 오늘 수출 숫자를 보면 적어도 한 가지는 확인됐다.
반도체 주가는 크게 흔들리고 있지만 실제 한국 반도체 수출은 아직 강하다.
결국 앞으로 시장에서 봐야 할 건 이것 같다.
반도체 실적과 수출이 꺾이기 전에 주가가 너무 먼저 걱정했던 것인지,
아니면 수출 호조가 마지막 피크인지.
당분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가장 재미있는 싸움이 벌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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