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치 미증시와 AI거품론에 대한 3가지 점검

최근 미국 주식시장은 역사적인 최고점 부근에서 멈추지 않고 질주하고 있습니다. 연일 쏟아지는 장밋빛 전망 속에서 수많은 투자자들이 기쁨에 취해 있지만, 월스트리트의 노련한 분석가인 브렛 젠슨은 다들 환호할 때 오히려 차갑게 멈춰 서서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번 포스팅은 브렛 젠슨의 깊이 있는 투자 분석 리포트를 바탕으로, 뜨겁게 달아오른 인공지능 시장의 이면과 우리가 놓치고 있는 치명적인 리스크에 대해 정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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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파일럿 상태의 시장과 사상 최고치의 밸류에이션

현재 주식시장의 절반 이상은 기계적으로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투자 자금에 의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시장이 스스로 알아서 굴러가는 일종의 오토파일럿 상태에 진입한 것입니다. 이 강력한 자금 유입 덕분에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시장의 체력을 나타내는 실러 주가수익비율(Shiller P/E)은 역사적으로도 극단적인 수준인 42배에 도달했습니다.

Shiller P/E Ratio (Multpl)
Shiller P/E Ratio (Multpl)

이는 역사적인 거품의 정점들과 맞먹는 수준으로, 우리가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되는 강력한 경고 신호입니다. 심지어 나스닥에 투자하는 인덱스 펀드들은 연간 매출의 무려 105배가 넘는 가격으로 스페이스X와 같은 비상장 대형 테크 기업들을 간접 매수하는 무리수까지 두고 있습니다. 이처럼 과열된 분위기 속에서 똑똑한 투자자라면 자산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에게 차분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해야 합니다.

첫 번째 질문: 어떤 지표가 기업의 진짜 가치를 말해주는가

일반적으로 소상공인이나 소규모 사업체들은 연말에 세무사와 부기 서비스를 동원하여 세금을 낼 순이익을 최소화하고 실제로 손에 쥐는 잉여현금흐름(FCF)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회사를 운영합니다. 이것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즈니스의 가장 정석적이고 직관적인 생존 법칙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 인공지능 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거대 정보통신 기업들인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완전히 거꾸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일시적인 요인들을 제외하고 계산한 비GAAP 기준의 이익 성장세가 매우 훌륭하다고 홍보하지만, 정작 실제로 남는 돈인 잉여현금흐름은 기하급수적으로 갉아먹히며 심지어 마이너스 영역으로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오라클과 아마존 같은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뜯어보면, 인공지능 인프라를 구축하느라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면서 잉여현금흐름이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나빠지고 있습니다. 오라클은 최근 회계연도에 무려 237억 달러의 마이너스 잉여현금흐름을 기록하며 대규모 적자 구멍을 냈습니다.

낙관론자들은 지금 투자한 인프라가 미래에 엄청난 이익으로 돌아올 것이라 믿고 있지만, 파이낸셜 타임즈의 최근 시뮬레이션 결과는 전혀 다릅니다. 가장 관대한 가정치를 적용하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오라클 등은 모두 마이너스 수십 퍼센트의 처참한 투자수익률(ROI)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오직 아마존만이 겨우 7%대의 흑자 전환이 가능한 수준이며, 이는 기업들이 현금을 불태워 만든 환상에 투자자들이 열광하고 있을 가능성을 강력하게 보여줍니다.

Panmure Liberum, Financial Times
Panmure Liberum, Financial Times

두 번째 질문: OpenAI와 Anthropic의 진짜 진입장벽은 무엇인가

현재 빅테크 기업들이 구축하고 있는 인공지능 인프라 용량의 약 절반가량은 사실상 두 거대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OpenAI와 Anthropic만을 위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오라클은 지난해 여름 OpenAI와 5년간 3,000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인프라 공급 계약을 맺었는데, 이는 2027년부터 시작해 OpenAI가 매년 무려 600억 달러의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오라클은 이 터무니없이 거대한 인프라 비용을 메우기 위해 회사채를 찍어 장기 부채를 40% 이상 늘리며 빚을 1,200억 달러 이상 쌓아 올렸습니다.

Morgan Stanley Research, Company Filings
Morgan Stanley Research, Company Filings

문제는 인프라를 사용하는 OpenAI와 Anthropic 모두 매달 막대한 현금을 허공에 불태우고 있어, 스스로 살아남아 빅테크에게 돈을 갚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확실한 독점적 수익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시장에서 다른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는 진짜 진입장벽인 모트(Moat)가 무엇인지 지금은 도저히 보이지 않습니다.

당장 중국의 딥시크 같은 초저가 인공지능 모델들은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토큰 사용량의 무려 46%를 장악하며 무섭게 침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메타 플랫폼스는 경쟁사 상위 모델들의 단 4분의 1 가격 수준으로 최신 인공지능 모델인 뮤즈 스파크 1.1을 출시하겠다고 선언하며 시장을 진흙탕 싸움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인프라의 가격이 급격하게 아주 저렴해지는 치열한 단가 치킨게임 속에서, 과연 이 스타트업들이 빅테크의 천문학적인 청구서를 제때 감당할 수 있을지 신중하게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세 번째 질문: 거품과 붕괴의 반복, 이번에는 정말 다를까

역사적으로 새로운 문명의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자본시장에는 예외 없이 뜨거운 거품과 가혹한 붕괴의 사이클이 반복되어 왔습니다. 인공지능 혁명 이전, 미국 역사상 가장 거대한 물리적 인프라 확충의 시기는 약 150여 년 전의 철도 건설 붐이었습니다. 당시 철도망을 깔기 위해 전 국토가 빚을 내어 질주했던 거품은 결국 감당할 수 없는 부채 부담으로 이어져 1873년 역사적인 대공황을 촉발했습니다. 실업률이 14%까지 치솟고 1만 8,000여 개의 기업이 도산하는 비극을 겪었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가혹한 붕괴가 끝난 자리에는 미국 전역을 연결하는 3만 5,000마일의 철도망이라는 인류의 소중한 인프라 유산이 남았습니다.

우리가 최근 겪었던 셰일오일 혁명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은 빚으로 시추량을 무한정 늘리며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우뚝 섰지만, 과잉 공급으로 인해 유가가 급락하자 돈을 빌려 공장을 돌리던 수많은 에너지 기업들이 벼랑 끝으로 몰렸습니다. 결국 2015년부터 2019년까지 200개가 넘는 시추 기업들이 줄줄이 파산하는 가혹한 구조조정의 겨울을 버텨내야 했습니다.

인공지능 역시 마찬가지로, 넘쳐나는 인프라로 인해 서비스 가격인 토큰 단가가 급락하기 시작하면 10년 전 유가 폭락 때처럼 인공지능 생태계 전반에 대규모 구조조정과 도산의 폭풍이 휘몰아칠 수 있습니다. 대중 매체들이 승리의 축배를 들며 인공지능의 미래만을 찬양할 때, 과거 역사적 거품의 붕괴 패턴이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 눈앞에 재현될 수 있다는 차가운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결론 및 신중한 자산 배분 전략

이처럼 사상 최고치를 달리고 있는 시장 뒤편에는 잉여현금흐름의 붕괴, 불확실한 인공지능의 수익성, 그리고 공급 과잉에 따른 대규모 구조조정 리스크가 짙게 깔려 있습니다. 노련한 투자자들은 이러한 불안한 질문에 대한 확실한 답을 찾기 전까지는 탐욕에 눈이 멀어 무리하게 자산을 배팅하지 않습니다. 브렛 젠슨의 경우, 과열된 시장에 무작정 동참하는 대신 전체 포트폴리오의 70%에서 75%가량을 밸류에이션이 합리적인 소수 우량 종목의 커버드콜 전략에 안정적으로 배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남은 자금은 대부분 든든한 단기 국채에 묻어두어 따뜻한 이자 수익을 챙기며, 시장의 비합리적인 과매수 구간이 완전히 해결되고 거품이 걷힐 진짜 투자 타이밍을 묵묵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눈앞의 화려한 상승세에 휩쓸리지 말고,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소중한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는 성숙한 지혜를 발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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