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를 하다 보면 첫해에 30%를 벌고 다음 해에 20%를 잃었을 때 단순하게 평균 연 5%의 수익을 올렸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1000만 원으로 투자를 시작해 첫해에 30% 수익이 나면 1300만 원이 되고, 다음 해에 20% 손실이 나면 260만 원이 줄어 결국 남는 돈은 1040만 원에 불과합니다. 2년 동안 실제로 벌어들인 총수익은 40만 원뿐이며, 단순 산술평균 계산인 5%와는 큰 차이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투자 수익률이 단순히 더해지는 덧셈이 아니라 매번 달라진 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곱해지는 복리 연산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주가의 오르내림 폭인 변동성이 커질수록 겉으로 보이는 산술평균 수익률에 비해 실제 손에 쥐는 복리 수익률이 깎여 나가는 현상을 금융 용어로 변동성 끌림(Volatility Drag)이라고 부릅니다.

100만 원 예시로 쉽게 이해하는 기하평균과 산술평균의 차이
100만 원의 원금으로 첫해에 50%의 수익을 내어 150만 원이 되었다가 다음 해에 50%의 손실을 보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단순 수익률만 보면 +50%와 -50%를 더한 평균 수익률은 분명 0%입니다. 하지만 실제 자산은 150만 원의 절반이 사라지면서 75만 원으로 쪼그라들게 됩니다.
평균 수익률은 본전인 0%인데 내 실제 자산은 25%가 증발하는 결과를 맞이하게 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산술평균은 세 숫자를 더해 나누는 방식이지만, 장기 투자에서 자산의 증식을 결정하는 진짜 지표는 매년 달라진 원금을 반영하여 계산하는 기하평균 복리 수익률입니다.
손실과 회복의 비대칭성과 레버리지 ETF의 장기 보유 위험성
변동성 끌림이 계좌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근본적인 원인은 손실 이후 원금이 작아진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100만 원이 50% 떨어져 50만 원이 되었을 때 다시 원금인 100만 원으로 복구하려면 50%가 아니라 100%의 상승률이 필요합니다.
손실률과 이를 복구하는 데 필요한 회복 수익률은 절대 대칭을 이루지 않습니다. 10%의 손실은 약 11.1% 상승으로 메울 수 있지만, 20% 손실은 25%, 50% 손실은 100%, 그리고 80%의 대규모 손실은 무려 400%의 폭등이 나와야 겨우 본전을 찾을 수 있습니다. 큰 손실이 한 번 발생하면 그때부터는 자산을 불리는 것이 아니라 원금을 되찾기 위한 힘겨운 생존 싸움으로 바뀌게 됩니다.
일간 복리 재설정 구조와 횡보장에서 녹아내리는 계좌의 비밀
이 원리는 매일 일간 수익률을 2배나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상품이나 고변동성 개별 성장주에서 극단적으로 나타납니다. 기초 지수가 하루 10% 올랐다가 다음 날 10% 떨어져 원래 지수보다 1% 낮아질 때, 2배 레버리지 상품은 +20% 상승 후 -20% 하락을 겪으며 원래 가치보다 4%가 감소하게 됩니다.
주가가 크게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가 결국 몇 달 뒤 제자리로 돌아오는 박스권 횡보장이 펼쳐지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지수는 제자리걸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일 기준 가격이 달라지며 복리 침식이 누적된 고변동성 상품의 계좌는 심각한 마이너스 손실을 기록하게 됩니다. 장기 투자에서는 최종 목적지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거쳐간 중간 경로의 변동폭이 결과를 완전히 바꿀 수 있습니다.
하락을 막는 분산투자의 가치와 원금을 지키는 장기 생존 원칙
장기 복리의 힘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높은 상승률을 좇는 것만큼이나 하락 폭을 최소화하는 방어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단순히 산술평균 연 12%의 수익률을 내지만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치는 전략보다, 연 10%의 수익률이라도 낙폭을 철저히 통제하며 안정적으로 나아가는 전략이 5년이나 10년 뒤 훨씬 더 거대한 복리 자산을 형성하게 됩니다.
움직임의 성격과 수익 원천이 다른 자산군을 적절히 결합하는 자산 배분 및 분산투자는 포트폴리오 전체의 변동성을 낮추어 변동성 끌림 현상을 강력하게 방어해 줍니다. 투자 상품을 고를 때는 단순히 과거의 높은 연평균 수익률 숫자 하나에 현혹되지 말고, 최대 낙폭(MDD)과 변동성 수치, 그리고 하락장에서 원금을 얼마나 잘 지켜냈는지를 반드시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시장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승리하는 비결은 화려하게 버는 것보다 복리가 쉬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원금을 보존하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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