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란데(Evergrande, 恒大)는 한때 중국 최대의 부동산 개발 기업이었으나, 2024년 1월 홍콩 법원의 청산 명령 이후 2025년 8월 25일 홍콩 증시에서 최종적으로 상장 폐지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한 기업의 몰락을 넘어, 중국 부동산 시장의 근본적인 문제와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에버그란데가 상장 폐지에 이르게 된 주된 원인은 천문학적인 부채와 그로 인한 구조조정 실패에 있습니다.
에버그란데의 부채 위기와 배경
에버그란데는 부동산 시장의 성장을 기반으로 급격히 몸집을 불렸습니다. 하지만 2020년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해 ‘세 개의 레드라인(三條紅線)’ 정책을 도입하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이 정책은 부동산 개발 기업의 부채 비율을 규제하는 것으로, 에버그란데는 이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새로운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고, 거대한 규모의 부채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2021년 말, 에버그란데는 약 463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습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에버그란데 사태’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중국 경제 전반의 위기 신호로 인식되었습니다.

상장 폐지로 이어진 핵심적인 원인
첫 번째 원인: 홍콩 법원의 청산 명령
에버그란데의 상장 폐지는 2024년 1월 홍콩 법원이 내린 청산 명령에서 직접적으로 비롯되었습니다. 이는 채권단의 청구에 따른 것으로, 에버그란데가 부채 구조조정 계획을 채권단과 합의하는 데 지속적으로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더 이상은 안 된다”고 판단하며 회생보다는 청산 절차를 밟도록 명령했고, 이는 에버그란데의 정상적인 사업 영위가 불가능하다는 공식적인 선언과 같았습니다.
두 번째 원인: 지속적인 주식 거래 정지
홍콩 증시 규정에 따르면, 주식 거래가 18개월 이상 정지될 경우 상장 폐지 사유가 됩니다. 에버그란데는 이미 2022년 3월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였으며, 2024년 1월 청산 명령으로 인해 거래 재개는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회사는 거래 재개를 위한 지침을 충족시키지 못했고, 결국 규정에 따라 2025년 8월 25일 상장 폐지 수순을 밟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 원인: 복잡한 지배구조와 자산 매각 실패
에버그란데는 파산을 막기 위해 자산을 매각하려 했으나, 복잡한 지배구조와 법적 문제로 인해 자산 매각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 역시 부채를 갚는 데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채권자들이 기대했던 회생 계획은 번번이 무산되었고, 결국 채권자들은 청산을 통해 채무를 일부라도 회수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돌아섰습니다.
에버그란데 상장 폐지가 남긴 시사점
에버그란데의 상장 폐지는 단순히 한 기업의 실패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는 중국 부동산 시장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 부동산 시장의 신뢰 상실: 에버그란데 사태 이후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등 다른 대형 부동산 개발 기업들 역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자와 소비자의 신뢰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중국 정부가 여러 부양책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여전히 침체되어 있습니다.
- 그림자 금융의 위험성: 에버그란데는 은행 대출 외에 다양한 그림자 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이는 금융 시스템의 투명성을 해치고, 위기 발생 시 파급 효과를 더욱 키우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 성장 모델의 한계: 중국은 지난 수십 년간 부동산 개발을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아왔습니다. 하지만 에버그란데의 몰락은 부동산 의존적인 성장 모델이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가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에버그란데의 홍콩 상장 폐지는 2021년 이후 지속된 부채 위기와 이로 인한 구조조정 실패, 그리고 홍콩 증시의 규정 때문입니다. 이는 중국 부동산 시장의 뿌리 깊은 문제와 불안정성을 전 세계에 알린 사건이며, 앞으로 중국 정부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